결혼 준비는 둘만의 일이 아니라 양가 가족이 함께 만드는 일이에요. 처음엔 “우리가 하고 싶은 대로 하면 되지”라고 생각하다가도 막상 예식장, 예단, 혼수, 식순 같은 걸 하나하나 결정하다 보면 부모님들의 의견이 중요하게 느껴지고, 때로는 예상치 못한 갈등이 생기기도 해요. 누구보다 축하해주고 응원해주셔야 할 분들이라 더 조심스럽고, 섣불리 대응하기도 어려운 상황이 많죠. 오늘은 결혼 준비 과정에서 양가 부모님과 어떻게 조율하고 대화를 이어가야 하는지, 실전에서 쓸 수 있는 팁들을 정리해볼게요.
1. 부모님의 의견을 먼저 듣고 공감하는 자세를 가져요
결혼 준비를 시작할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부모님의 기대와 생각을 먼저 들어보는 것이에요. 부모님 입장에서는 자녀의 결혼이 인생의 큰 이벤트인 만큼 나름대로 준비해오신 생각이 있으세요. 그걸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우리의 계획만 밀어붙이면 자칫 ‘섭섭하다’는 감정을 유발할 수 있어요. 특히 예단, 혼수, 예식 규모처럼 전통적인 요소가 포함된 항목일수록 세대 차이가 드러나기 쉬운데요, 이럴수록 먼저 경청하고, “이해는 되지만 이런 방향은 어떠세요?” 같은 식으로 부드럽게 대화하는 자세가 중요해요.
2. 예비부부가 먼저 충분히 대화해 방향을 정해야 해요
양가 부모님과 조율하기 전에 반드시 필요한 건 예비 신랑신부 사이에서 먼저 의견을 맞추는 것이에요. 우리 둘이 어떤 스타일의 결혼식을 원하는지, 예산은 어느 정도로 생각하는지, 혼수와 예물은 어떤 방식으로 준비하고 싶은지를 충분히 대화해 정리해야 해요. 그래야 부모님들과 대화할 때도 확실한 기준을 가지고 설득할 수 있어요. 반대로 우리 둘의 생각이 계속 바뀌면 부모님도 혼란스러워지고 대화가 길어지면서 감정싸움으로 번질 수 있어요.
3. 부모님 간의 직거래(?)는 피하고 중재자 역할을 해요
결혼 준비 중 가장 위험한 상황 중 하나는 양가 부모님끼리 직접 의견을 주고받는 구조가 되는 것이에요. 감정이 얽혀있는 사안일수록 직접 전달보다 예비부부가 중간에서 내용을 정리하고 조율하는 방식이 훨씬 좋아요. 예를 들어 “우리 엄마가 그건 좀 어렵다고 하시던데요”라는 식이 아니라 “우리 쪽에서는 이런 이유로 이 방식이 조금 더 좋을 것 같아요. 혹시 어떻게 생각하세요?”처럼 전달하는 것이 갈등을 최소화하는 데 도움이 돼요.
4. 예민한 항목은 숫자보다 원칙으로 대화해요
특히 예단, 혼수, 예물처럼 금액이 오가는 항목은 아주 예민해요. “신부 측에서 혼수를 300만 원 더 해라”, “예단비는 최소 얼마는 돼야 하지 않나” 같은 대화는 감정의 골을 깊게 만들 수 있어요. 이런 부분은 ‘몇 만 원이 많고 적다’가 아니라, 누가 얼마나 부담할 수 있는지, 실용적인 선택은 무엇인지에 초점을 맞춰야 해요. 객관적인 기준을 가지고 ‘요즘은 이런 방식도 많아요’, ‘저희는 이 방식이 부담이 덜할 것 같아요’처럼 말하면 부모님들도 납득하시기 쉬워요.
5. 양가의 문화 차이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태도를 가져요
지역이나 가풍, 생활 방식에 따라 결혼을 바라보는 시각은 정말 다양해요. 신랑 쪽은 절차나 예절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신부 쪽은 실용성과 간소함을 원할 수도 있어요. 이럴 때는 ‘왜 우리 부모님은 이래?’라고 생각하기보다, 서로 다른 문화와 감정이 있다는 걸 인정하는 게 출발점이에요. 그 위에서 우리가 중립적으로 정리하고, 두 쪽 모두를 배려한 절충안을 제시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조율 방식이에요.
6. 모든 걸 완벽히 맞추려 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모든 걸 반반으로 나누고, 모든 의견을 일치시키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해요. 한쪽에서 조금 더 부담하거나, 양보하게 되는 부분은 당연히 있을 수 있어요. 중요한 건 그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서로를 이해하며 감정을 잘 풀어가느냐예요. 양가 모두가 100% 만족하는 결과가 아니어도, 예비부부가 중심을 잘 잡고 조율해나간다면 결과적으로 모두가 만족하는 결혼식이 될 수 있어요.
결혼은 둘만의 약속이지만, 현실은 양가 가족과 함께 만드는 인생의 큰 이벤트예요. 부모님의 의견을 무조건 따르지도, 완전히 배제하지도 않고, 예비부부가 중심을 잡고 존중과 소통으로 균형을 잡아가는 과정이 필요해요. 갈등이 생길 수 있지만 그 안에서 서로의 입장을 배려하고 이해하는 연습이 쌓이면, 결혼 후에도 더욱 성숙한 부부로 성장할 수 있어요. 조율은 어렵지만, 잘 해내면 그만큼 결혼도 더 단단해질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