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하고 나니까 진짜 ‘돈 관리’가 제일 중요한 거라는 걸 뼈저리게 느껴요. 예식이 끝나고 다행히 축의금이 생각보다 좀 많이 들어왔는데, 그걸 어떻게 써야 하나 고민 엄청 했어요. 막상 손에 돈 쥐면 기분 좋아서 여기저기 쓰고 싶기도 하고, “우리 고생했으니까 이건 사도 되지 않을까?” 싶은데… 또 정신 차리고 보면 어라? 돈 어디 갔지?ㅋㅋ 진짜 결혼식 끝났다고 마음 풀면 순식간에 축의금도 사라져요. 그래서 오늘은 축의금을 어떻게 계획적으로, 또 실속 있게 사용하는 법에 대해 이야기해볼게요.
1. 먼저, 전체 금액을 파악하고 기록부터 해요
- 총액 확인, 그리고 출처도 메모해두면 나중에 도움돼요
저희는 예식 끝나고 신랑, 신부 양가에서 들어온 축의금과 친구들, 직장 동료 축의금까지 전부 통합해서 엑셀로 정리했어요. 물론 감사 인사도 따로 드려야 하니까 이름이랑 금액 정도는 간단히 메모해두면 좋아요. - 현금과 계좌이체는 따로 분류해서 관리해요
요즘은 계좌로도 많이들 보내주시니까, 계좌 입금 내역도 캡처해두고 분리해서 정리했어요. 이게 나중에 혹시 모를 문제나 오해 생길 때도 유용해요.
2. ‘쓸 돈’과 ‘모을 돈’을 구분해서 계획 세워요
- 바로 써야 하는 비용부터 리스트업하기
예식 비용 잔금, 식장 대관료, 드레스 비용, 예복, 사진 인화비, 메이크업 잔금 등 아직 안 나간 돈들 정리해서 우선순위로 묶었어요. 사실상 이게 ‘지출 1순위’죠. - 남는 금액은 저축 or 신혼 생활 자금으로 분리해요
우리처럼 신혼집 꾸미거나 전세자금 대출이 있는 경우에는 일부 축의금을 월세나 대출 이자 납입으로 돌려서 쓰는 것도 방법이에요. 저희는 반은 주택청약 넣고, 반은 가전·가구 구매에 썼어요.
3. 신혼부부 예산에 따라 항목별로 비율 정해요
- 예: 30% 예식 정산 / 30% 주거 비용 / 20% 가전 및 생활비 / 10% 비상금 / 10% 여행 또는 데이트비
이렇게 카테고리별로 나눠서 쓰면 “어? 왜 이렇게 빨리 없어졌지?” 하는 일 진짜 줄어들어요. 특히 비상금 꼭 남겨두세요! 살다 보면 예고 없이 갑자기 나가는 돈이 있어요. 가전 수리, 병원비, 갑작스러운 외식이나 경조사 등등… - 현금으로 일부 남겨두면 심리적으로도 안정돼요
전부 계좌에 넣어두면 뭐랄까 감이 잘 안 오고 그냥 다 써도 되는 느낌이 들더라고요ㅋㅋ 그래서 일정 금액은 현금으로 따로 봉투에 넣어서 집에 두면 마음이 안정돼요.
4. 양가 부모님과 ‘상의’는 꼭 필요해요
- 축의금 일부는 양가에서 쓰기도 하니까 미리 소통해요
예를 들어 양가에서 식대 일부를 내주셨거나, 예복/한복 지원을 받았다면 축의금 일부를 정산 형태로 드리는 게 예의일 수 있어요. 물론 이건 가정마다 달라서 사전에 이야기를 잘 나누는 게 중요해요. - 부모님이 “네가 다 가져~” 하셔도 감사 인사는 꼭 드려야 해요
괜히 민망해서 그냥 넘어가지 말고, 용돈이라도 소소하게 드리면 관계가 훨씬 더 따뜻해져요. 축의금은 둘만의 돈이 아니라 ‘함께 나눈 축복’이라는 느낌이 들어요.
5. 신혼여행비, 여기서 빼는 건 신중하게 생각해요
- 신혼여행비로 축의금 전액 쓰는 건 비추천이에요
물론 해외로 가면 비용이 많이 들긴 해요. 근데 전액을 여행에 써버리면 돌아와서 생활비 빠듯해져요. “진짜 여유 생기면 다시 여행 가자”는 마인드가 더 현명해요. - 그래도 일부는 즐거운 추억에 쓰는 것도 괜찮아요
저희는 축의금 중 일부로 신혼여행 중에 럭셔리 숙소 1박, 좋은 식사 한 끼 했어요. 뭔가 허투루 쓴 느낌도 안 들고, 기분도 좋고요. 너무 꽁꽁 묶어두기만 하면 결혼의 기쁨이 줄어들 수도 있잖아요?
6. 사용 내역은 둘이 함께 투명하게 공유해요
- 서로 누가 어디에 얼마 썼는지 기록해두면 오해 없어요
축의금이 생각보다 부부싸움의 원인이 될 수 있어요. “그때 네가 그 돈으로 그거 샀잖아” “그거 말도 안 하고 썼네?” 이런 말 나오기 전에 기록하고, 공유해요. - 함께 앱 가계부 쓰면 편하고 간단해요
요즘은 ‘뱅크샐러드’, ‘가계부 어플’ 같은 걸로 계좌랑 연동해서 자동으로 정리되니까, 꼭 써보세요. 서로 로그인도 같이 하면 누가 뭐 썼는지도 투명하게 보여요.
축의금은 그냥 ‘모은 돈’이 아니라, 사람들이 우리의 시작을 축하해주고 믿어준 마음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의미에서 어떻게 쓰느냐도 정말 중요해요. 무작정 쓰기보다, 조금만 계획해서 쓰면 그 돈이 진짜 우리 삶에 도움이 돼요.
저는 그걸 늦게 깨달았지만, 여러분은 미리 알았으면 해서 이렇게 적어봤어요.
어디에 쓸까 고민될 땐, 딱 하나만 물어보세요.
“이 돈을 쓴 다음에, 나중에 후회하지 않을까?”
그 질문 하나면 축의금도 실속 있게, 그리고 투명하게 쓸 수 있을 거예요.
우리 현명한 부부가 되어가요, 진짜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