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친구가 웨딩촬영 앞두고 “야, 소품 뭐 챙겨야 돼?” 하고 물어봤는데요, 저도 한참 고민하다가 “일단 부케?…풍선?…아, 근데 그거…나도 솔직히 다 못 썼어”라고 대답했어요. 그때 생각해보면 나름 열심히 소품을 챙겼는데, 촬영 현장에서는 바쁘고 정신 없어서 반도 못 꺼냈거든요. 그래서 오늘은요, 웨딩 촬영 소품은 뭘 준비하면 좋고, 어떻게 활용해야 잘 써먹는지 실전 경험담 기준으로 알려드릴게요. 무조건 예쁜 것보다 ‘쓸 수 있는 것’이 더 중요해요.
1. 필수템! 부케는 무조건 챙기기
- 스타일별로 부케 느낌 달라요
클래식한 드레스엔 화이트/아이보리 계열, 러블리한 드레스엔 파스텔톤 플라워 부케가 잘 어울려요. 저는 톤앤톤으로 맞춘 피치 컬러 부케가 사진에 제일 잘 나왔어요. - 생화? 조화? 고민된다면
생화는 확실히 촬영 땐 예쁜데 하루 종일 들고 다니기엔 관리가 어려워요. 저는 생화 한 개, 조화 한 개 준비해서 번갈아 썼어요. 야외 촬영엔 생화, 스튜디오 촬영엔 가벼운 조화가 더 좋았어요.
2. 손에 들 수 있는 감성 소품들
- 책, 작은 꽃다발, 레터링 보드
손에 뭔가 쥐고 있으면 포즈 잡기도 편하고 어색함도 덜해요. 책 한 권 가볍게 들고 마주보는 컷, 너무 분위기 있어요. 요즘엔 레터링 보드에 ‘곧 신혼입니다’ 같은 문구 넣어서 들고 찍는 커플도 많아요. - 양손 소품은 한 컷만 딱
풍선처럼 양손으로 들어야 하는 소품은 활용하기가 생각보다 어려워요. 대신 한두 컷 정도만 ‘포인트컷’으로 넣으면 귀여워요. 지나치게 소품만 강조되면 오히려 어색해 보일 수 있으니 적당히!
3. 촬영 소품의 핵심은 ‘발 밑’과 ‘벽 뒤’에 있어요
- 피크닉 매트, 바구니, 인형
야외 촬영할 때 바닥에 까는 피크닉 매트, 그 위에 올려놓을 바구니나 컵케이크 소품도 은근히 분위기 살려줘요. 자연광 아래서 이런 디테일들이 사진을 더 따뜻하게 만들어줘요. - 벽에 붙일 미니 가랜드, 페이퍼 포스터
스튜디오 촬영 시 세트가 단조로우면 이런 벽 꾸미는 소품으로 느낌 전환이 가능해요. 저희는 ‘You & Me’ 글씨 가랜드 하나 붙여놓고 찍은 컷이 액자감이에요.
4. 직접 만들면 정성도, 기억도 남아요
- 손글씨 카드, DIY 플래카드
“우리 결혼해요”, “D-day 30” 같은 문구를 직접 써서 만든 카드도 꽤 예쁘게 나와요. 이건 나중에 신혼집 꾸밀 때도 쓰일 수 있어요. 손재주 없으면 프린트 해서 코팅만 해도 충분해요. - 케이크 토퍼나 이니셜 포토프롭
예전엔 흔했지만 요즘 다시 감성템으로 뜨는 중이에요. ‘신랑’, ‘신부’, ‘LOVE’ 같은 거 손에 들고 찍으면 귀엽고 재밌는 컷도 만들어져요. 친구들한테 “이거 어디서 샀어?” 소리 듣기 딱이에요.
5. 커플템 활용은 자연스럽게
- 커플 운동화, 커플 머그컵
너무 꾸민 느낌보다 ‘우리 평소 모습’을 남기고 싶다면 커플 운동화 신고 나란히 앉아 찍는 것도 추천이에요. 머그컵은 소파에서 대화하는 느낌으로 들고 있으면 더 자연스럽고요. - 캐릭터 티셔츠나 후드티
캐주얼한 복장 컷을 넣는다면 둘이 맞춰 입은 옷도 하나쯤 있으면 좋아요. 너무 ‘촬영용’ 느낌 말고, 평소 데이트 때 입던 옷도 괜찮아요. 이런 컷은 웨딩앨범 말고도 SNS에 올리기 좋아요.
6. 소품 준비보다 더 중요한 건 ‘활용 타이밍’
- 미리 순서 정해서 챙기기
소품이 많으면 오히려 복잡해져요. 어떤 콘셉트에서 어떤 소품 쓸 건지 미리 정해서 가방이나 박스에 순서대로 정리해 가는 게 좋아요. 저희는 소품 박스를 번호별로 붙여놨는데, 덕분에 촬영장이 안 엉켰어요. - 작가님과 미리 의논해보기
소품은 아무리 많이 준비해도 작가님이 모르고 있으면 못 써요. 촬영 전 간단히 “이런 소품이 있는데 어떤 컷에 써볼까요?”라고 말만 해도 훨씬 매끄럽게 진행돼요. 특히 프리 촬영은 시간 조율이 되니까, 소품 적극 활용 가능해요.
웨딩촬영 소품은 단순히 ‘예쁘게 꾸미는 것’보다, 그날의 우리 분위기를 담아주는 도구라는 생각이 들어요. 너무 과한 것보다는 우리다운 게 좋고, 많은 것보다는 꼭 쓰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혹시 지금 소품 준비 중이라면, 욕심내서 이것저것 막 사기 전에 “이걸 언제, 어떻게 쓸까?”를 한 번씩만 생각해보세요. 그러면 사진도 훨씬 자연스럽고, 준비한 마음도 고스란히 담겨서 두고두고 꺼내보게 될 거예요 🙂